수기 /

우리가 1형당뇨를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아빠는 널 사랑해..

“여보세요. 민채 아버님되시죠? 가능하시면 오늘 중으로 입원하셔야 할듯해요. 자세한 내용은 입원 수속후 설명 드릴께요.”

여느때와 다름없던 2월의 어느날 걸려온 담당 의사의 전화 한 통으로 우리의 시련이 시작되었지. 생전 듣도 알지도 못하던 의학 용어와 수 많은 수치가 그리 우리에겐 크게 와닿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아프고 나쁜 우리의 예감은....

서둘러 짐을 챙겨 입원하고 아픈 주사를 담담히 주렁주렁 메달고 웃어 보이던 너의 모습에 아빠는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었단다. 그나마 일찍 발견하고 응급처치한덕에 다행이라던 의사의 말에 쿨하게 웃어 보이던 너의 모습에 고맙고 미안했단다. 밤마다 배가 고파 침대에 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화려한 식당의 간판을 보며 먹는 상상을하고 좁은 병원을 운동장 삼아 운동을 하고 새벽 저혈이 와 간식을 챙겨 먹으려 애쓰는 너의 모습에 너무 힘들고 많은 눈물을 흘렸던 시간이 이제는 가슴 아픈 추억이 되어 웃으며 이야기할수 있어 참 고맙고 미안해. 그래도 초등학교 입학식은 가고 싶다는 너의 말에 서둘러 퇴원하고 함께했던 입학식. 그리고 다시 새벽에 응급실 입원과 퇴원. 몇번의 응급실행과 퇴원 그래도 담임선생님과 좋으신 보건 선생님덕에 힘든 1학년을 잘 버텨 주어서 고마웠어. 하던일도 그만두고 오직 너만 생각하며 매일 주사 시간에 맞추어 학교로 향하던 무겁던 발걸음도 급식이 걱정되어 봉사했던 급식 시간. 야외 체험활동이 걱정되어 주사 가방을 둘러 메고 같이 갔던 소풍날.이전 처럼 너의 몸이 다시 되돌아 가는 꿈을 꾼다는 말에 검사 결과 수치에 걱정하는 너의 모습에 이제는 아빠도 엄마도 더이상 후회하고 원망하는 삶을 살지는 않을꺼야.

같은 아픔을 가지고 노력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아빠 나도 연속혈당기랑 펌프달까” 라고 먼저 얘기해 주어서 너무 고마웠어. 남들과 다르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매번 아픈 바늘을 웃으며 받아들이는 모습이 미안하고 고마워. 처음 펌프 단날 병원에서 제일 먹고싶은 것이 군고구마라 해서 밤에 충주 시내를 헤집고 사온 군고구마를 너무 행복하게 먹던 너의 모습이 눈에 선하구나. 다시는 못 먹을줄 알았던 치즈 케익과 니가 사랑하는 치킨과 자장면도 이제는 마음껏 먹을수 있어 행복하다는 우리딸. 열심히 운동하고 잘 관리하면 너가 하고싶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랑 게임개발자도 할수 있다는 너의 말에 행복하구나.

비록 예전처럼 되돌아 갈수는 없겠지만 또다른 모습으로 그저 지나가는 감기라고 생각하자. 그래도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같이 웃으며 살수있음에 감사하자.

밤마다 뭉친 배와 팔을 주무르며 감사기도한다. 함께 할수 있음에 니가 꿈을 꿀수 있음에 하고 싶은 일이 있음에....

저녁마다 미친듯이 같이 운동하고 아빠 다리 아프다고 맛사지해주는 효녀. 항상 아빠랑 안고 자야 한다는 효녀. 영원히 아빠랑 엄마랑 같이 산다는 약속 꼭 지켜야해.

가끔 널뛰는 혈당에 화가나서 너를 아프게 하지만 밤마다 울리는 저혈과 고혈 알람에 밤을 지새는 아빠가 불쌍하고 미안하다는 너의 알에 아직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지만 가끔 쏟아 지는 눈울과 후회는 어쩔수가 없구나. 늘어가는 아빠의 흰 머리가 속상하다는 속깊은 딸. 그래도 아빠는 엄마는 니가 행복하고 건강히 지낼수만 있다면 다 괜찮아. 우린 한팀이니깐.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우리 꼭 이겨내자. 가끔식 환우회를 통해 너보다 어린 아가들이 너와 같은 시련을 겪는것을 보고 안쓰럽고 속상하다는 따쓰한 마음이 언제나 변하지말고 배려하고 감사해하는 삶을 살았으면해.

처음 힘들고 가슴아픈 시간을 홀로 견디려 했지만 환우회를 통해서 우리 가족은 다시 강해지고 행복한 웃음을 되 찾을수있어 다행이야.

언젠가는 우리가 꿈꾸는 시간. 치유의 시간이 곧 올꺼라는 믿음을 잃지 말았으면해.

지금 처럼만 잘 견뎌내고 단단한 돌덩이처럼 앞으로 닥힐 어려움도 헤쳐나가자.

민채야 엄마는 아빠는 언니는 세상에서 니가 젤 이쁘고 소중한 보물이야.

사랑해 우리 가족.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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